[노트펫] 한 고양이가 리트리버의 젖을 빨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떤 사연인 것일까.

지난 1일 주연 씨는 SNS에 현재 키우고 있는 암컷 골든 리트리버 '공주'와 수컷 고양이 '딱지'가 등장하는 영상과 사진들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는 놀랍게도 고양이가 리트리버의 젖을 빨아 먹고 있는 모습이다. 주연 씨는 "딱지가 이제 나이가 10개월인데 아직도 자기가 애기인 줄 아는지 젖을 찾는데 그것도 리트리버 젖을 빨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과 함께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공주와 딱지는 언제 어디서나 꼭 붙어 다니는 사이 좋은 남매로 보이는데. 성격이 순한 공주는 몇 개월 째 딱지에게 묵묵히 젖을 내주고 있다고.

사실 딱지가 강아지 젖을 빨아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처음 젖을 빨아 먹던 대상은 주연 씨가 키우고 있는 또 다른 반려견인 닥스훈트 '상추'였다.

"상추는 저희 집에 오기 전에 임신을 했다가 유산한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새끼 강아지는 물론 새끼 고양이를 보면 자기 애기인줄 알고 핥고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는 등 엄마처럼 행동하곤 했죠."

상추는 한창 아기 때 주연 씨가 입양해온 딱지도 열심히 보살펴줬고, 딱지도 상추를 엄마로 인식했는지 젖을 빨기 시작했다.

하지만 딱지가 너무 젖을 빨아대는 바람에 주연 씨는 상추를 중성화시켰다. "상추도 모성애가 사라지니 젖을 안 줬다"고 주연 씨는 말했다.

그런데 주연 씨는 CCTV를 돌려보던 중 기가 막힌 상황을 발견했다. 상추가 젖을 안 주니 딱지가 이제는 공주한테 간 것이다.

주연 씨는 "이젠 딱지가 이빨이 많이 자라서 공주가 아플까 봐 걱정"이라며 "마침 공주가 체중 감량을 하면서 힘도 많이 빠졌는데 딱지가 젖을 빨아 먹는 바람에 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딱지가 젖을 그만 빨아 먹게 하기 위해 공주에게 옷도 입혀보는 등 몇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주연 씨는 "공주가 워낙 착해서 참아주고 있지만 계속 방치할 수 없어 이번에는 고양이가 싫어하는 레몬즙을 발라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연 씨에겐 딱지의 행동이 걱정이지만, 공주와 딱지는 정말 모자지간인 마냥 꼭 붙어 다닐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하루는 딱지가 사고를 쳐서 조금 혼을 냈더니 공주가 옆에 앉아 손을 주면서 하지 말라고 말렸다"고 말하는 주연 씨.

행여나 공주와 상추가 산책하러 밖에 나가면 딱지는 집에서 하염없이 울어댄다고. 그래서 주연 씨는 딱지에게 목줄을 하고 슬링백에 넣은 채로 두 강아지에 고양이까지 다 같이 산책을 나가야 한단다.

동물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연 씨는 지금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된 것도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는데.

"상추는 애견카페에서 지내던 아이인데 작은 강아지를 무는 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제가 데려오게 됐어요. 딱지는 손님 중 한 분이 기르던 고양이가 낳은 애기들 중 하나였는데, 손님이 다 케어할 수 없다고 하셔서 애기들을 입양 보내면서 제가 딱지도 입양하게 됐죠."

아이들을 입양하기까지 고민도 많았고 망설임도 있었지만, 지금은 반려동물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매일 소중한 기억을 쌓아가고 있다는 주연 씨.

이어 "우리 공츄찌(공주, 상추, 딱지)들,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라며 애정어린 인사를 전했다.